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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1-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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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大 중독, 이제는 끊읍시다] 건강·재산 다 날려도 혼자선 못 헤어나…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강의실에서 마약 중독자 10여 명이 강사로부터 마약이 심신에 미치는 폐해 등에 대해 교육받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제공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한 강의실에서 여성 마약투약자 10여 명이 약사 출신 강사로부터 마약이 심신에 미치는 폐해를 설명 듣는 치료재활교육을 받고 있었다. 마약 관련 치료재활교육은 남녀가 각각 다른 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마약 투약은 성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남녀 합반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만약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동성끼리도 자칫 마약 밀매로 연결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 전화번호조차 교환하지 않는다. 이날 교육을 받은 투약자들은 히로뽕, 대마 등의 마약을 투약한 횟수가 비교적 적고 중독기간이 짧은 초범들로 모두 35시간의 치료재활교육을 이수한다는 조건 하에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들이다. 교육생들은 20∼30대가 대부분이었으며 주부로 보이는 40대 여성도 2명 포함돼 있었다. 이들 중에는 인터넷에서 주문한 다이어트약에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된 성분이 들어있는지 모르고 복용하다 중독된 경우나 잦은 수면제 복용으로 중독된 경우도 있었다. 또 유학생활 도중 마약에 중독돼 국내에 들어와서도 마약을 끊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 가운데 김모(여·44) 씨는 지난해 10월 서울과 수도권 일대 모텔과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 A(35) 씨와 성관계 중 5∼6차례 가량 히로뽕을 투약했다 적발돼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김 씨에게 히로뽕을 권유한 남자친구는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던 김 씨는 지난 2008년 사업을 확장해볼 요량으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만나 동거에 들어간 재미교포 B(47) 씨의 권유로 대마에 손을 대면서 처음 마약을 접하게 됐다. 대마를 흡입하면서 심각한 불안, 초조, 망상 증상을 경험한 그는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그로부터 채 1년도 되지 않은 2009년 클럽파티에 갔다가 엑스터시를 복용하게 됐다. 복용 후 이틀 만에 4㎏이 빠질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고 편집증까지 경험할 정도로 괴로웠지만 살이 빠지는 즐거움에 12알(시가 10만 원 상당)을 구입해 한 달 가량 복용했다. 이후 김 씨는 B 씨와 수년 동안 마약에 빠져 허우적댔고 영어를 배워 미국에서 옷가게를 열겠다는 당초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김 씨는 심각한 마약중독자인 동거남에게서 벗어나야 마약을 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해 귀국했지만 국내에서 다시 히로뽕에 손을 대면서 마약의 늪에 빠져들었다.

계속 마약을 끊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던 김 씨는 결국 용기를 내 경찰에 자수했다. 이후 김 씨는 지난 6일부터 1주일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치료재활교육을 받으면서 마약을 끊을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게 됐다. 그는 “마약에 중독되면 친구나 돈, 건강 등 모든 것을 잃게 되지만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절대 끊을 수 없는 게 마약”이라고 말했다.

15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검거된 전체 마약사범 9255명 가운데 마약 중독에 빠진 마약류 투약 사범은 54.9%인 5082명에 달했다. 한 번 마약에 발을 들여놓으면 강한 중독성 때문에 쉽사리 마약을 끊지 못하지만 관련 제도나 시설 미비 등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인원은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로 2012년 붙잡힌 마약류 투약 사범 가운데 정부 지정 치료기관 등에서 치료나 재활을 받은 사범은 3.4%인 175명에 그쳤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전국 19개 국공립 의료기관을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을 치료토록 하고 있지만 2012년 기준 해당 의료기관에서 ‘치료보호’를 받은 환자는 23명뿐이었다. 같은 기간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에서 ‘치료감호’를 받은 인원 역시 21명에 그쳤다. 초범의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치료재활교육 이수 조건으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131명(2012년 기준)에 불과했다.

마약 투약으로 검거된 인원은 2008년 이후 연간 5000∼6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치료나 재활을 받은 인원은 2008년 626명에서 2009년 452명, 2010년 395명, 2011년 187명, 2012년 175명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재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마약류 사범 재범률은 2009년 33.8%에서 2010년 36.8%, 2011년 36.6%, 2012년 38.9%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자 재활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심각한 마약 중독자들의 경우 24시간 감시를 받으며 6개월이 넘는 재활치료를 받아도 재활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마약 중독으로 당뇨, 간질환, 간질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걸려도 백색가루의 마약과 주삿바늘을 보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마약 중독자들은 이 같은 심각한 중독 증상을 “10년 끊었다가도 손대는 게 마약”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조찬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은 “마약을 끊으려는 생각이 전혀 없는 중독자들은 드물지만 의지만으로 끊기는 어렵다”며 “관련 부처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약을 끊을 때까지 꾸준히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문화일보           2014-01-15
 
본문내용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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